오래간만에 고향에 내려갔다 왔다. 고향은 변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많이 변했다. 길거리의 건물들은 제 모습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그 내부의 가게들이 바뀌고 간판들이 바뀌었다. 주변 사람들도 얼굴이야 그대로인것 같지만,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제나, 생각들이 더 성숙하고 현실적이 되었다.
돌잔치를 위해 내가 준비할건 특별히 없었지만,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. 덕분에 잘 마무리 된거같다.
형님네 친구들을 보는데 너무 살가웠는데 내가 서먹서먹했다.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감이 안와서 억지로 쥐어짜냈던거 같다 난처한 이야기도 있었고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잘 모르겠어서 애먹었다.
돌잔치가 끝나고 고향에 있던 친구들과 술한잔 하고 다음날 아침에 올라와 이삿짐을 정리하고 방 청소를 했다. 그날 청소가 끝나고 잠을 자는데 문득 아버지가 없는 꿈을 꿨던 것 같다.
문득 쉰이 넘은 엄마가 잠결에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부르며 울던 기억이 떠올랐다. 꿈에서 나는 엄마처럼 울면서 아빠를 애타게 찾으며 흐느끼다 잠에서 깨어났다.
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어떡하지? 최근엔 얼굴도 잘 못뵙는데... 이런저런 생각이 들 때쯤 갑작스럽게 차분한 마음이 찾아왔다.
사슴은 앞다리를 잃어도 절망하지 않는다. 마치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 처럼 태연하게 삶을 살아나갈 뿐이다. 그처럼 내가 운명 아래 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삶에서 내가 최선이라 생각하는 바를 행해나가는 것 뿐이다.
다만, 내가 재택근무를 할 여건이 되거나,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아버지와 시간을 좀 자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그날 따라 전날 봤던 찬물샤워의 효능이 떠올라서 그대로 찬물샤워를 했다.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한번쯤 해보는것도 괜찮은거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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